안녕하십니까.
저는 전남 남신도 연합회 소속으로 이번 37회 남신도 전국대회를 참가하고 몇가
지 느낀점을 말씀드리고자 어렵게 글을 열었습니다.
먼저 이 큰 행사를 준비하고 실행하시는데 기도와 몸으로 수고하신 전국 남신도
연합회 회장님과 임원진을 비롯한 대회 운영진들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
다.
여러분의 수고와 기도로 1,200여명의 대회 참가 회원님들이 2박 3일동안 은혜로
운 시간을 갖고, 어느정도 순조롭게 마무리 됐다고 봅니다.
하지만, 제가 이렇게 몇 번이고 망설임 끝에 마음 한켠에 부담을 지니고 글을 올
리게 되는데는 매년 열리는 이 대회가 좀 더 성숙하고 매끄러운 대회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에서입니다.
적지 않은 수가 참가하는 대회를 운영하시는데 소소한 문제와 한 사람 한 사람의
불편을 일일이 보살펴, 모든 이를 만족시키기란 불가능한 일이겠지만 매년 똑같
은 불편과 여기서 비롯되는 불미스런 언행이 반복된다면 반드시 시정하고 개선
해야 되지 않나 싶습니다.
이 대회가 주로 강원도 쪽에서 개최되고 있습니다. 장소 선정 문제를 탓하고 싶
지는 않습니다. 될 수 있는대로 청정한 자연과 가까운 곳이 말씀과 휴식으로 영
육이 강건해지는 좋은 장소라고 봅니다.
하지만 저와 같이 남녘끝자락 원거리에서 새벽 일찍 출발한 연합회는 부득이 개
회예배를 불과 한 시간여 앞두고 대회장에 도착하게 됩니다. 2백여명이 한꺼번
에 들이닥쳐 접수하고, 교재와 티셔츠를 수령하고 숙소배정 받는 과정에서 매년
불미스런 일이 벌어집니다.
따라서 은혜를 사모하고 먼 거리 마다않고 왔는데 도착 순간부터 대회운영의 미
숙함에 불편을 느끼고 불만을 토로 하게 됩니다.
운영스텝의 수고를 모르는 바는 아닙니다. 제가 알고 있기는 대회 운영진 측에서
미리 접수 인원을 파악하고 확인 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면 적어도 원거리
회원을 위해 확인 된 숫자만큼 교재와 티셔츠를 미리 분류해 놓고, 먼 곳에서 왔
어도 곧바로 준비하고 개회예배를 참석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운영진이 해야
할 일이라고 봅니다.
대회 운영진의 “돈부터 내라”는 접수비 우선 재촉과 몸에 맞지 않은 티셔츠 한
장 바꾸어 줄 여유 없는 냉정하고 어설픈 운영이 매년 똑같이 반복됩니다.
올해도 이런 저런 질문과 불편 호소에 답하는 운영진의 자세가 걸작입니다.
“이제 장사 끝났어”
(자기들끼리 말했지만, 옆에 들리도록 하는 반말투 그대로 적습니다)
참가회원의 불편을 최소화 하는데 노력해야 하는 스텝이 해야 할 소리 입니까?
입구에서 옷가방을 든 채로 삼사십분을 우왕좌왕하며 겨우 방배정을 받고 숙소
에 들어가 보면 또 한번 더욱 기가막힙니다. 취침 인원과 방 크기가 맞지 않아 또
한차례 소란이 빚어 집니다. ‘경기 서울쪽, 가까운데서 미리 와있는 회원들이 1층
등 좋은 방은 미리 다 차지 한 것 아니냐’는 불평이 사실이 아니기를 바랍니다. 만
약 그것이 사실이라면 먼 시골에서 새벽바람에 달려온 형제들에게 대회장과 가
깝고 넓은 ‘좋은 곳’을 내어줄 사랑이 없을까요? 아무튼 먼거리에서 허겁지겁 뒤
늦게 달려온 연합회는 항상 맨 꼭대기 층에 좁은방 입니다. 참고로 이 글을 쓰고
있는 저는 첫날밤 이방 저방 떠돌아 다니다 좁은방에 다섯명이 자는 문쪽에 겨우
틈을 내어 이불하나 나누어 겹쳐 덮고 웅크려 잠을 청했습니다.
‘나 대신 누군가가 편하게 자면 됐지’ 하는 말 하면서 말입니다. 제 자랑일까요?
물론 이 부분은 지역연합회에서 더 치밀하게 준비했어야 할 부분이기도 합니다.
입구에 즐비한 잡상인들...참가자들의 참가의식과 강사님들의 그 좋은 말씀에 집
중을 방해하는 주범입니다. 아무도 불편을 들어주지 않은 대회운영. 운영진은 티
셔츠도 다른 색으로 입던데 어떤 의미 입니까.
더구나 대회를 운영하는 운영진의 숙소가 따로 정해져 다른 참가자들과는 차별
화된 숙소에서 지낸 걸 봤습니다. 콘도운영회사의 서비스라고 들었습니다만, 어
찌됐든 해를 거듭할수록 고령자들이 많아 가는데 대회장님부터 웬만한 특권의식
은 버리시고 고령자들을 그 방으로 모시는 배려가 아름답고, 보다 예수님의 모습
을 닮는 일 아니겠습니까?
사회적으로도 빈부와 신분의 양극화 문제로 ‘특권을 내려 놓겠다’ ‘정규직과 비정
규직 문제해소’ 등 몸살을 앓고 있는데, 민주화의 선봉에 선 ‘기장인’이 이런 모습
이라니 더욱 실망스럽습니다. 나누어 주는 책자에는 대회장님의 축사를 비롯해
서 내노라하는 분들이 온갖 좋은 말은 다 하셨더군요. 나눔과 섬김, 정의와 평화
의 사도...... 그러나 막상 대회를 치루는 모습을 보면서 그리스도인으로써 이런
언행불일치에 말할 수 없이 부끄러웠습니다. (이 글도 안 쓸려다가 책자 서두 부
분에 그 ‘좋은말’들을 보고 욕지기를 느껴 끝내 쓰게됐습니다.)
매년 열리는 이 대회는 기존성도 뿐만 아니라, 그 기존성도가 어렵사리 전도해서
‘한번 가보자’고 사정해서 함께한 초신자도 생각보다 많을 줄 압니다. 대회장의
이런 모습에 무슨 감동 감화력이 있겠습니까.
이 말은 저의 주제넘는 말일 수도 있겠습니다만 작금의 우리 사회는 정치문제 경
제문제가 과거로 회귀하는 듯하여 안타까운데, 프로그램 내용에 있어서도 ‘한국
기독교장로회’의 자랑스런 역사성, 즉 ‘기장성’이 갈수록 희미해진 듯합니다. 더
구나 올해 부산에서 열리는‘WCC총회’에 대한 언급이 거의 없었습니다.
변변찮은 저의 글이 모두 진실이고, 반드시 옳은 일은 아니겠습니다. 그렇다고
침묵하고 있을까요? 아무 때나 ‘입 다물고’ 있는 것이 신앙 입니까? 연합회장님
을 비롯해서 임원진들이 이 글을 일별하실지 의문입니다만, 혹시 보셔서 일말이
라도 수긍하신다면, ‘죄송하다, 내년부터는 시정하겠다’는 등의 진부한 말보다는
구체적인 대안을 마련해 주시고 내년 대회전까지 지역연합회에 통보하시어 반드
시 실행되었으면 합니다. 거듭 말씀드리지만 이런 불편사항이 한 두해가 아니라
오래전부터 내려온 잘못된 관행이라는데 있습니다. 굳이 저 나름대로 그 이유를
분석 해 보건데 ‘연합회 임역원 1년 하고 끝나버리면 그 뿐’이라는 자신의 명예만
충족시킨 구태의연한 태도에서 나온 폐해가 아닌가 합니다. 다시는 저의 글과 같
은 내용이 씌어지지 않도록 개선하시어 매년 더욱 더 은혜로운 성회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감사합니다.
